2025년 6월, 한국 증시는 다시 한번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는 선진국 지수에 오르기 위한 첫 단계인 관찰대상국(Watch List) 등재조차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편입 실패는 우리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오늘은 이 주제를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MSCI 지수란 무엇인가?
MSCI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인 주가지수 중 하나입니다. 특히 MSCI 선진국지수, 신흥국지수, 프런티어지수로 구성된 시장 분류는 국가의 자본시장 수준을 반영하는 핵심 척도로 여겨지며, 글로벌 펀드 운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특정 국가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그에 따라 자금 유입이 발생하게 됩니다.
왜 한국은 선진국지수 편입을 원하는가?
- 외국인 투자자 유치: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증가합니다. 이는 국내 증시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유도합니다.
- 국가 위상 제고: 선진국 지수 편입은 자본시장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의 성숙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됩니다. 이는 외환, 금융, 통화 정책 등에 대한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국내 기업 가치 제고: MSCI 선진국지수에 포함된 국가는 그 자체로 신뢰성이 높아지며, 이에 따라 국내 상장 기업들의 평가 가치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편입 실패의 이유는?
MSCI는 올해 발표된 연례 시장 분류 검토에서 한국이 선진국 지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주요 사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 외환시장 접근성 부족: 외국 기관투자자(RFI)의 외환시장 접근 허용은 이뤄졌으나, 여전히 전반적인 외환 거래 제도가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투자자 식별 시스템의 불편함: 투자자등록증(IRC)을 국제표준인 법인식별번호(LEI)로 대체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등록 절차 자체의 복잡성과 운영상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 파생상품 접근 제한: 파생상품과 기타 금융 상품에 대한 외국인 접근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선진국 편입의 장애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 공매도 관련 불확실성: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투자자 보호 제도, 규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일정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먼저 관찰대상국 등재 후 최소 1년 이상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등재에 실패함에 따라 가장 빠른 시나리오는 2026년 6월 관찰대상국에 오르고, 2027년 정식 편입 결정, 2028년 실제 편입이 이루어지는 일정입니다. 물론 이는 시장 개혁 조치들이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정부의 대응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국인 투자 접근성 확대, 외환시장 개혁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외환시장 선진화 로드맵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외국인의 계좌 개설 간소화, 거래 시간 연장, 공매도 제도 정비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결론: MSCI 편입은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전략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단순한 '지수 등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단기적인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제도적 신뢰성을 높이고 시장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개혁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 결과로 글로벌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날을 기대해봅니다.